
당신은 혹시, 부모님의 기대와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해 본 적 있으신가요? 배우 박성웅은 어린 시절부터 ‘사(士)자’가 이름 앞에 붙길 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갔습니다. 건국대 분자생물학과에서 다시 수능을 보고 한국외대 법학과에 입학하기까지, 무려 6년을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매일같이 사법고시 책을 붙들고 판례와 조문을 외웠습니다. 아버지의 자랑이 되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매일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길 끝에 나는 행복할까?”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하며 고개를 들 때마다 마음이 공허했습니다. 책상에 앉은 박성웅은 결국 자문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정말 법복을 입은 내 모습일까?” 고민은 길어졌고, 어느 날 그는 일주일간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와 끝없는 대화를 나눈 끝에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그가 택한 길은 배우였습니다. 주변의 만류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는 엑스트라로 촬영장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선택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촬영장에서 흘린 땀과 눈물, 고단한 단역 시절이 10년이나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시간만큼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환점은 드라마 ‘태왕사신기’였습니다. 액션스쿨 출신답게 오디션을 당당히 통과했지만, 정작 그는 말도 못 타는 초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무치’ 역으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에서 배우 신은정을 만나 인생의 동반자까지 얻게 됐습니다. 그리고 영화 ‘신세계’에서 보여준 ‘이중구’의 서늘한 카리스마는 그를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각인시켰습니다.

10년의 무명 시절을 견디게 한 원동력은 단 하나였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결국 그는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한 연기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오늘도 박성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