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부동산으로 인생 역전했다”는 말을 무조건 부러워하셨나요? 개그맨 김경진의 사연을 들으면, 화려해 보이는 숫자 뒤에 숨어 있는 현실이 얼마나 냉정한지 느끼게 될 겁니다.

김경진은 2007년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습니다. 공채 1위로 당당히 합격했지만, 기회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무명 생활과 생활고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고, 무한도전 ‘돌+아이 콘테스트’에서 어벙한 캐릭터로 이름을 알리며 잠시 주목받았습니다. 2009년엔 코미디 부문 신인상까지 수상했지만, 방송이 끊기자 수입도 바닥났습니다.

이때 선택한 것이 바로 부동산 투자였습니다. “몸뚱아리 편히 눕힐 곳은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부동산은 그에게 23억 원 자산을 안겼습니다. 이태원 빌라, 은평구 아파트, 시청역 오피스텔까지 총 4채의 부동산을 갖게 된 그는 주변에선 ‘성공한 자수성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첫 투자였던 가양동 재건축 아파트를 2억에 사서 3억5000만 원에 팔며 1억5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고, 이후 오피스텔 분양으로 3억 원의 수익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자산 표면 아래에는 냉혹한 빚의 현실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가 가진 부채만 14억4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사업자 대출, 전세 보증금 등 빚을 제외하면 실제 순자산은 약 9억 원에 불과합니다. “겉으론 자산가처럼 보여도 매달 대출 이자에 허덕인다”며 씁쓸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부동산 부자’라는 말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김경진은 검소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17년 된 양말을 신고, 5년째 같은 정장을 돌려 입으며 “옷은 깨끗하게만 빨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부부 월소득이 700만 원이었는데 대출 상환에 600만 원이 빠져 실제 생활비는 10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부동산 투자 외에도 ‘펫테크’에 도전했습니다. 마리당 100만 원이 넘는 테라핀 거북이 번식에 나섰고, 과거에는 장수풍뎅이를 키워 대출금을 갚으려 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그는 2020년 모델 출신 전수민과 결혼해 부부가 함께 경제적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군 좋은 목동으로 이사 가고 싶다”는 소박한 목표를 밝히며, 부동산 정리와 월세 전환 등 새로운 전략을 고민합니다.

누리꾼들은 “성공한 줄 알았는데 빚도 엄청나네”, “그래도 대단하다. 발로 뛴 노력이 보인다”, “돈보다 검소함이 더 멋지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혹시 지금도 ‘부동산으로 인생 바꿔야겠다’고 생각 중이신가요? 김경진의 이야기는 숫자에 현혹되기 전에 현실과 리스크를 함께 봐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