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진득하게 오래 못해서”…50살 여배우 충격 고백

김지호 배우 ADHD 고백

90년대 최고의 CF 퀸이었던 여배우 김지호(50)가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깜짝 고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지호는 2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지금 백지연’에 출연해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심심하면 자전거 끌고 나가서 달리다가 힘들면 그늘에서 책 보고 놀았다”며 “제가 약간 ADHD가 있다”고 고백했다.

김지호 배우 근황

이어 “뭘 진득하게 오래 못해서, 책 보다가 일어나서 또 달리다가 천 하나 깔고 드러누워서 놀다가 들어오곤 했다”며 “작품 밖에서 오히려 배우 감성으로 살았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ADHD 증상을 일상 에피소드로 설명한 것이다.

특히 결혼 후 작품 활동이 뜸해진 진짜 이유를 공개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지호는 “사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작품 제안은 계속 들어왔다”면서도 “‘또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 때문에 자주 도망쳤다”고 털어놨다.

 
김지호 배우 과거 모습

“중간에 드라마를 몇 번 시도했는데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끝까지 물고 가는 에너지와 지구력이 없었다”며 당시의 심정을 고백했다. 이는 ADHD로 인한 집중력 부족이 연기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전성기 시절을 회상하며 김지호는 “항상 얼른 촬영을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선택들이 아쉽다”고 후회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라면 그때 도망가지 않았을 것 같다. ‘좀 못하면 어때’ 같은 배짱, 그 정도의 용기와 여유가 이제야 생겼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호 배우 현재

김지호는 1994년 가수 신승훈의 ‘그 후로 오랫동안’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90년대 최고의 CF 퀸으로 불리며 화장품 라네즈 전속 모델로 활약했고, 당시 여자 톱스타들의 광고료가 1억 원대였는데 김지호가 최초로 2억 원의 벽을 깨뜨리며 화제가 됐다.

드라마 ‘사랑의 인사’, ‘유리구두’, ‘가화만사성’을 비롯해 영화 ‘부러진 화살’, ‘발신 제한’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2001년 다섯 살 연상의 배우 김호진과 결혼했고, 2004년 딸을 얻었다.

현재 김지호는 “지금은 뭘 하고 싶어도 역할이 안 들어온다”며 “제가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고 보여준 게 많지 않다. 드라마나 영화계에 또래 여배우들도 워낙 탄탄하게 포진해 있어서 쉽지 않다”고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50대에 접어든 지금, 자신의 ADHD를 받아들이고 과거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공감을 주고 있다. 김지호의 솔직한 고백은 성인 ADHD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