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관심 없다고 했는데” 결혼 6개월 만에 딸을 얻은 바둑계의 신

혹시 기억하시나요? 2016년,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본 알파고와의 역사적 대국. 그 중심에 선 사내는 다름 아닌 이세돌이었습니다. ‘바둑 천재’, ‘불패소년’이라는 수식어가 그를 설명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한때 “여자엔 관심이 없다”고 공언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은 영화처럼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스스로도 예기치 못한 순간에 시작됩니다. 2005년, 한 회식 자리에서 만난 입시학원 강사 김현진 씨. 평소엔 바둑판 위에서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던 이세돌이었지만, 그녀 앞에선 왠지 모르게 조심스러웠습니다. 회식이 끝나고 택시를 타려는 그녀에게 다가가 “기념인데, 전화번호나 주고받죠?”라고 말하던 순간, 소년 같은 그의 순수함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첫인상은 ‘너무 어린 소년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다던 김현진 씨는 어느 날 대국 중 긴 손가락으로 첫 수를 두는 이세돌의 모습을 바라보다 마음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바둑판 위에선 천재였지만, 그 순간 만큼은 따뜻한 남자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만난 지 1년 만인 2006년 3월,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리고 결혼 6개월 만에 딸 혜림 양을 품에 안게 되죠. 이세돌에게 딸은 모든 것이었습니다. 혜림 양이 자유롭고 폭넓은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 그는 한때 아내와 딸을 캐나다로 보내며 기러기 아빠 생활을 자처했습니다. 그러나 “아빠랑 같이 있고 싶다”는 딸의 한마디에 망설임 없이 가족을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은퇴 후에도 그의 바둑 사랑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현재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키우고, 신안군에서 열리는 이세돌배 전국 바둑대회를 통해 팬들과 만나며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이세돌은 말합니다. “바둑도 인생도 결국 한 수 한 수 진심으로 두는 것.” 천재라 불렸던 남자의 삶에는 사실 누구보다 뜨겁고 솔직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지금 당신의 인생에서도, 가장 중요한 한 수를 둘 용기가 필요하지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