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보다 유쾌해 보였던 개그맨 이상운에게도 남모를 고통이 있었습니다. 한때 ‘긍정의 아이콘’으로 불렸지만, 그 웃음 뒤엔 긴 외로움과 후회가 숨어 있었습니다.

이상운은 1981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홀로 지낸 지 어느새 10년이 넘었습니다. 7년간 기러기 아빠로 살았고, 이혼 후엔 텐트에서 생활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불 다 꺼진 집에 혼자 들어갔을 때,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암수술을 받을 때였습니다. 대장암, 당뇨, 고혈압, 목디스크까지 온갖 병으로 몸이 망가졌지만, 보호자 대신 스스로 수술실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병원에서 왜 보호자가 없냐고 물었지만, 그때 아내가 골프를 치러 갔다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는 그의 고백은 듣는 이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2013년, 결혼생활은 끝이 났습니다. “내가 너무 순진했다. 혼인서약을 지키려고 버텼는데 결국 갈라서게 됐다. 미련과 후회가 엄청났다”는 말에서 이상운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그는 대형 텐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텐트 안에는 작은 화분과 아기자기한 살림이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이곳은 제 세컨드 하우스예요. 캠핑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자 제 삶의 쉼표입니다.”

긍정의 강의를 하러 다니던 시절, 자신이 진짜 바닥을 경험해 보지 않고 이야기했다는 게 부끄러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픔을 겪어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혼자 암수술실에 들어갔던 남자, 그리고 지금 텐트에서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는 남자. 이상운은 그저 스스로를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그의 고백은 우리가 쉽게 잊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상처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