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유산 80억’ 한 푼도 안 주고 떠난 영화계 어머니

배우 황정순(1925년 8월 20일~2014년 2월 17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여배우로, ‘한국 영화계의 어머니’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어머니 역할을 맡아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황정순은 영화 <타잔>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고, 1940년 동양극장 전속극단 청춘좌에 입단하며 연극배우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황정순은 1960~1980년대에 걸쳐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머니 역할을 맡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연기한 어머니상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채로웠으며, 헌신적이고 인자한 어머니에서부터 강인하고 밝은 어머니까지 폭넓은 캐릭터를 소화했습니다.

 

1972년에는 후배 연기인 양성을 위해 연기인 장학금을 마련하고, 1988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황정순 소극장”을 혜화동에 개관해, 연극 무대의 활성화와 후배 양성에 힘썼습니다.

2014년 배우 황정순이 별세 후, 그녀가 남긴 유산을 둘러싸고 가족 간의 법정 다툼이 벌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은 ‘황정순의 80억, 끝나지 않은 유산 전쟁’으로 꾸며졌습니다.

‘황정순의 80억, 끝나지 않은 유산 전쟁’

원로배우 황정순 씨가 사망한 뒤 황 씨의 유가족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황정순 씨의 입장이 담겨 있는 유언장이 공개됐습니다. 조카딸 황 모 씨 측에서 고 황정순 씨가 남긴 것이라며 공개한 육성과 친필 유언장에는 전처의 아들인 이 모 씨 측에 단 한 푼도 유산을 상속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유서에는 "내 모든 인생을 희생해 너희들을 키우고 지원을 했지만 너희들은 늙은 나를 전혀 돌보지 않았다"며 이 씨에 대한 서운함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또한 "용돈 한 번 준 적이 없고 고작 1년에 두세 번 식사 대접한 게 전부이니 배신감과 인생에 허무함을 느낀다"고도 밝혔습니다.

황정순 유서 공개 "배신감과 인생에 허무함… 유산상속 안 할 것" '아들 치매로 몰아?' "충격"

이어 "가장 한이 되는 건 너희들을 키우느라 정작 내 친정어머님에게 효도를 못한 게 한으로 남는다"며 "너희들을 뒷바라지한 것으로 충분하니 내 재산을 한 푼도 상속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어머니로 살았지만 정작 자신의 친자식은 없이 살았던 故 황정순 여사. 그녀의 호적에는 의붓손자와 조카손녀 그리고 조카손녀의 남동생까지 세 명의 양자가 입적되어 있었습니다. 황정순 부부는 금슬 좋게 지내며 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3명을 키웠습니다. 그러나 38년 전 故황정순 여사는 남편과 사별 후 호적을 정리했고, 이에 전처와 남편 상에서 태어난 의붓 자식과는 전부 남이 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故황정순 여사의 호적에는 손자와 조카 손자, 조카 손녀가 양자녀로 입적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의붓아들은 "故황정순 여사가 치매가 걸린 틈을 타 입적했다"며 입적 무효를 주장했어요.

그러나 진의를 두고 의붓손자와 조카손녀 사이는 법적 공방이 벌어졌고, 의붓아들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1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2005년 방송계에서 은퇴한 이후 2014년 향년 88세로 별세한 황정순은 치매 논란, 유언장 공개 등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그녀가 남긴 연기 인생과 업적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