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미모로 ‘KBS의 차세대 꽃’이라 불렸던 배우 이경진. 드라마 ‘제3공화국’과 ‘산 너머 남촌에는 2’에서 존재감을 빛냈던 그녀는 어느새 독신 생활을 택한 배우로 더 많이 회자됩니다. 그 선택에는 누구도 몰랐던 두 번의 파혼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결혼은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연예계를 떠나 조용히 살고 싶어 떠난 그곳에서 재미교포 남성을 소개받았죠. 그는 자동차 사업을 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카센터 운영자였고 그 순간부터 신뢰가 무너졌다고 고백합니다.

만난 지 겨우 두 달, 주변의 성화로 결혼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그녀는 이미 마음이 떠나 있었지만, 짐을 볼모로 잡힌 채 결혼식까지 올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식이 끝나자마자 건네진 결혼 확인서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이경진은 짐도 챙기지 못한 채 허겁지겁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모든 소문과 오해에도 침묵을 택했던 이유는 단 하나, “도망치고 싶었다”는 말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배우 생활을 이어갔지만, 주변의 끊임없는 결혼 권유에 결국 또 한 번 재미교포 남성을 소개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행복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과거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예비 신랑이 피로연 자리에서 파혼을 선언한 것입니다. 두 번의 결혼식, 두 번의 파혼. 이경진은 “이제 결혼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어졌다. 혼자가 편하다”고 담담히 밝혔습니다.

더 놀라운 인연도 있습니다. 그녀를 쫓아다니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그녀가 아닌 여동생을 선택해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남자가 “결혼하지 않으면 의사를 그만두겠다”고 고집했고, 여동생은 결국 그의 아내가 됐습니다.

유방암 투병으로 수척해진 모습도 있었지만, 다행히 건강을 되찾으며 다시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혼식에서 두 번이나 도망친 배우. 그녀의 고백은 단순한 실패담이 아닙니다. 상처 끝에서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은 여자의 용기 있는 선택이자, 이제는 혼자서도 온전해진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