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부부의 거리가 멀어지는 건 사소한 균열이라 생각하지만, 이미숙의 결혼 생활은 그 작은 틈에서부터 무너져 내렸습니다.

1987년, 대한민국 최고 여배우로 주목받던 이미숙은 성형외과 전문의 홍성호 박사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결혼식도, 가정도 화려하기보단 조용했습니다. 두 사람은 단란한 일상을 이어가며 1남 1녀를 두었고, 아이들은 성장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바로 그 유학이 부부 사이를 조금씩 멀어지게 했습니다. 두 자녀를 미국 LA에 보내면서 이미숙과 남편 사이엔 물리적 거리가 생겼고, 이별의 씨앗은 자연스럽게 뿌려졌습니다. 1년에 겨우 두세 번 얼굴을 볼 만큼 관계는 소원해졌고, 결국 2007년 무렵 이혼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혼 사유를 묻는 질문에 이미숙은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서로 일에 몰두하다 보니 감정이 식었다. 친구처럼 남고 싶었다.” 폭로도, 갈등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각자의 길을 존중하기로 한 결정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혼 후 이미숙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연기자로서 더 단단해졌습니다. ‘돈꽃’,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 ‘법대로 사랑하라’, ‘패밀리’ 등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으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이어갔습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았고, 올해에는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 출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숙처럼 나이 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결혼과 이혼 모두를 외부에 기대지 않고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태도, 그리고 흔들림 없는 우아함이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는 관계의 거리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숙의 이야기는 그저 헤어짐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다시 선택하는 용기의 기록입니다. 그 결단이야말로 그녀를 오늘날 ‘독립과 꾸준함의 아이콘’으로 남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