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10년 차에도 여전히 길거리에서 번호를 따인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배우 심지호는 그 흔치 않은 주인공입니다.

1999년 드라마 ‘학교 2’에서 부드러운 눈매와 선한 미소로 데뷔한 그는, 이후 20년 넘게 다양한 작품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부터 ‘제빵왕 김탁구’까지, 성실하고 담백한 연기로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그런 심지호가 2013년 결혼한 사실은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과 축하를 동시에 불러왔습니다. 1남 1녀의 아빠가 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소개팅 제안을 받는다는 사실은 그의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줍니다.

드라마 촬영 중 친한 선배 배우 부부가 “결혼했냐”고 묻자 “이미 결혼했어요”라고 답했더니, 선배 부부가 놀라며 “사윗감으로 점찍어뒀는데…”라며 진심을 고백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들은 아내는 “좋겠네?”라며 웃으며 받아넘겼다니, 두 사람의 유쾌한 부부 케미가 느껴집니다.

심지호는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살림꾼 남편’이기도 합니다. 방송에 공개된 그의 아침 일과는 이미 유명합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내의 아침밥과 도시락을 챙기고, 두 아이의 등원까지 책임지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요리도 설거지도 손이 빠른 자신이 도맡아 한다고 고백하며, “깔끔하고 효율적인 살림은 나만의 자부심”이라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청소 역시 부부가 함께하지만, 본인이 더 많은 부분을 맡아 깔끔하게 해내는 스타일이죠.

하지만 심지호의 사랑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닙니다. 3년간 연애하던 시절, 자신의 부족한 조건을 이유로 잠시 이별을 고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유럽 여행 중 아내가 떠올라 파리의 공중전화로 용기 내어 전화를 걸었고, 그 한 통이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물론 현실 부부답게 작은 갈등도 있었습니다. “화장 기술이 부족한 것 같다”는 솔직한 발언으로 부부싸움이 벌어졌던 에피소드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안겼습니다.

심지호는 “아내가 늘 든든한 응원군”이라며, 앞으로도 가정과 배우로서의 삶을 모두 소중히 지키겠다고 말합니다.

아직도 길거리에서 번호를 따이는 남자, 하지만 집에서는 살림과 육아에 진심인 남자. 이 현실적이고도 다정한 배우의 일상은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