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제주도의 작은 귤밭에서 귤을 따는 한 남자가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뮤지션 루시드폴, 본명 조윤석. 그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그 누구보다도 더 진심으로 땅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예능 출연 제안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그는 오늘도 제주 귤밭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루시드폴은 음악으로 이미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람입니다. 2015년에는 CJ오쇼핑 방송에 직접 출연해 자신이 키운 귤과 음반을 함께 판매했는데, 단 10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웠습니다. 당시에 “귤만 따로 살 수 없나요?”라는 문의가 쏟아졌을 정도로 그의 농산물은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의 독보적인 학력과 경력입니다. 서울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KTH에서 석사를, 스위스 로잔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은 ‘RAFT 중합법을 이용한 약물 및 유전자 전달체’였고, 미국에서 특허까지 취득했습니다. 미국 제약회사가 앞다투어 스카우트를 제안했지만, 그는 모두 거절했습니다.

“몸을 고치는 약보다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이 더 좋았다.” 이 한마디는 그가 어떤 철학으로 살아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014년 결혼을 계기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로 향한 그는, 그때부터 매일같이 귤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농사와 음악을 동시에 이어가며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고, 제주에서 수확한 귤과 함께 음반을 묶어 판매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tvN ‘알쓸신잡’ 고정 패널 제안도 받았지만, 단 한 가지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귤 수확 시기와 겹친다”는 이유였습니다. 방송보다 농사가 더 중요하다는 그의 선택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세상은 돈과 명예를 좇으라 말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 반대로 걸어갔습니다.

오늘도 그는 제주 햇살 아래에서 손수 나무를 돌보며 살아갑니다. 몇백억의 부를 쌓고도 도시를 떠나 자연을 택한 이 남자. 혹시 지금 당신도 삶에 진심을 다하고 계신가요? 루시드폴의 이야기는, 진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조용히 되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