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의사가 당신에게 앞으로 단 3개월밖에 못 산다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절망에 빠질 겁니다. 배우 이의정은 달랐습니다.

1989년 MBC ‘뽀뽀뽀’에서 뽀미 언니로 데뷔해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뽐내며 번개머리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그녀에게도 인생 최악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2006년 겨우 서른네 살 나이에 뇌종양 말기 진단을 받고 의사로부터 남은 시간이 단 3개월뿐이라는 말을 들었죠. 그날부터 달력에 하루하루 X표를 그리며 삶을 정리해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중증환자등록과 산정특례제도를 활용해 끝까지 치료를 이어갔고, 15년간 투병 끝에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몸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인공관절 수술, 쓸개와 목젖 제거, 하루 18알의 약… 평생 안 쓸 거라던 마비된 왼발로도 다시 운전을 시도했습니다. 재활과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몸을 움직이게 만든 그 집념이 놀라울 뿐입니다.

이런 힘든 시간을 버티는 동안 그녀 곁에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9살 연하의 유도선수 출신 장수호 씨였죠. 어릴 적 팬으로 만나 시간이 흘러 연인이 되었고, 6년 넘게 함께하면서 그녀를 지탱해 주었습니다. 병이 유전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임신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도, 그는 “아이 없어도 된다. 너만 건강하면 된다”라며 따뜻하게 말해주었습니다. 이 한마디가 이의정을 다시 살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기적은 또 한 번 찾아왔습니다. 이의정은 연기가 아닌 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로 도전을 시작했고, 단 4년 만에 누적 매출 1,200억 원, 한 제품으로만 1,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방송에서는 MC들이 “이제 방송국 사러 오신 거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죠. 죽음을 기다리던 사람이 새로운 분야에서 이런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이 믿어지시나요?

혹시 지금 인생이 끝난 것 같으신가요? 이의정의 이야기는 말합니다.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인생은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다고요. 그녀의 기적 같은 용기와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