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사극 여왕으로 불렸던 배우 김용선(69)이 남편 없이 혼자 이혼을 진행했던 기구한 사연을 고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용선은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해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놨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남편과 결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상했던 남편, 갑작스런 변화
초기 결혼 생활은 평범했다. 김용선은 “남편은 자상하고 곰살맞은 편이었다”며 “촬영하고 늦게 들어오면 밥도 차려주고, 내가 힘들어 보이면 청소도 같이 해주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2006~2007년경 남편이 운영하던 무역회사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술을 많이 마시고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는 일이 잦아졌고, 부부 싸움도 빈번해졌다.
20억 빚 남기고 행방불명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김용선은 “부부 싸움 후에는 친구 집에서 잤다고 하더라. 힘들어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넘어가 줬는데, 그러다가 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부채가 20억이 넘는 상태로 연락이 아예 두절됐다”고 밝혔다.

남편은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 답변도 없었다. 김용선은 “처음에는 화가 나다가, 나중엔 걱정으로 변하더라”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어머니 치매까지 겹친 시련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까지 치매 진단을 받았다. 김용선은 “피해 보는 사람을 없게 하려고 제가 갖고 있던 걸 다 정리하고 친정엄마도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엄마한테 불효한 것 같아 너무나도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3~4년간 어머니를 케어하며 지내는 동안에도 전 남편의 소식은 전혀 없었다. 김용선은 “정신 차리고 보니, ‘이게 진정한 부부가 맞는 건가’ 싶더라”며 변호사에게 의뢰해 이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상대 없는 이혼의 아픔
변호사는 “행방불명으로 해도 되고 지금까지 있었던 상황으로 봐서 너무 무책임하게 집을 방치해서 이혼이 충분히 된다”고 조언했다.

김용선은 “상대 없이 이혼한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를 것”이라며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 같고, 그 사람에게 아무 존재도 아닌 그 마음의 상처가 표현이 잘 안 된다”고 아픈 심정을 토로했다.
이혼 후 뒤늦은 사과
이혼 후에야 전 남편에게서 연락이 왔다. 김용선은 “술을 먹고 한밤중에 전화가 왔다. ‘내가 어떻게 해도 용서받지 못할 걸 잘 안다. 너무 미안하다’고 얘기했다”며 “이미 내 마음은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사극 여왕에서 봉사자로
1978년 MBC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용선은 ‘서궁마마’, ‘일출봉’, ‘조선왕조 오백년 시리즈’ 등 주로 사극에 출연하며 사극 여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결혼 후 돌연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김용선은 탑골공원 무료 급식소에서 배식 봉사를 하며 지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그는 “사업 실패, 이혼, 어머니 치매 투병 등으로 배우 활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극 여왕이 겪은 인생의 시련과 현재 봉사활동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