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계에 오랜 인연은 많아도, 25년 동안 서로를 ‘정재 씨’, ‘우성 씨’라고 부르는 친구는 드뭅니다.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 이들은 단 한 번도 반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한 격식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깊은 존중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청춘의 가장 뜨거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데뷔 초, 청담동의 한 바에 앉아 밤마다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몇 시간을 함께해도 대화는 고작 “한 잔 더 할까요?” 정도. 긴 침묵 속에서도 어색함은커녕 더 깊은 교감이 쌓여갔습니다. 말이 없어도 통하는 사이, 바로 그게 두 사람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25년이 흐르는 동안 이들은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합니다. 정우성은 그 비결에 대해 “서로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친구가 나에게 맞춰주길 바라지 않고, 그저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기. 그래서 더 이상 실수할 일도, 감정이 상할 일도 없었습니다.

주변에선 “왜 그렇게까지 존댓말을 하느냐”고 묻지만, 두 사람에겐 그게 가장 자연스럽다고 합니다. 존댓말이 오히려 서로를 조심스럽게 배려하게 하고,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정재는 “그가 있어 의지가 된다”고 고백합니다. 정우성은 “존댓말이 편하다. 실수하지 않게 되고, 싸울 일도 없으니까”라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촬영장에서도, 사석에서도, 예능에서도 이들은 늘 같은 방식으로 서로를 대합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묵묵히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그들의 우정을 지탱해온 방식이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라는 말이 있죠. 하지만 정우성과 이정재를 보면, 서로를 향한 존댓말이 오히려 더 큰 애정의 증거처럼 느껴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여전히 “정재 씨”, “우성 씨”라고 부릅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들의 25년 우정은 특별하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