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녀의 얼굴을 떠올려보셨을 겁니다. 남양유업 꼬모 요거트 광고에서 깜찍한 표정으로 TV를 사로잡았던 소녀, 송나영. 초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광고주 눈에 띄어 데뷔했고, 이후 수백 편의 CF를 휩쓸며 ‘광고 요정’으로 불렸습니다. 그때 그녀가 보여준 해맑은 미소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순간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아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송나영은 26살에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의사인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며 모든 방송 활동을 멈췄습니다. 당시엔 사랑이 전부일 거라 믿었습니다.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아도 행복할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 마음속엔 지울 수 없는 물음표가 생겼습니다. “조금 더 연애하고, 조금 더 내 삶을 누리고 결혼했다면 어땠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긴 공백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녀는 오랜 침묵 끝에 2011년 예능 프로그램에 두 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두가 놀랐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은 미모와, 자신을 쏙 빼닮은 딸들 덕에 다시금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나 방송에 나와서도 송나영은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너무 이른 결혼이 자신을 갇힌 삶으로 몰아넣은 건 아닐까 하는 후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이죠.

이제 두 딸은 훌쩍 자라 장녀는 명문대에 진학했고, 둘째 딸의 입시도 끝나갑니다. 긴 세월 동안 가족을 위해 살았던 그녀에게도 새로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팬들은 기대합니다. 혹시라도 송나영이 다시 연기에 도전하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화려했던 스포트라이트, 너무 빨랐던 결혼, 그리고 멈춰버린 인생. 하지만 그 모든 고통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순간, 그녀는 다시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한 평범한 여자가 됩니다. 그래서 송나영의 이야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배우 송나영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리는 목소리가 이렇게나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