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겨울, 소년은 머리를 깎았습니다”
가수 박지현, 눈물 속에서 피어난 목소리
찬 바람이 매섭게 불던 겨울,
한 소년이 손거울을 들고 스스로 머리를 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집에는 욕실이 없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머리를 감는 일이 너무 고통스러워, 결국 삭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10대 중반, 사춘기 한가운데 있었던 박지현의 현실이었습니다.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지현의 부모님은 한때 중국에서 큰 사업을 하셨고, 박지현은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사업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가족은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은 무척 차가웠습니다.
PC방 구석, 손님 자리 옆에 칸막이를 세워 만든 작은 공간.
그곳이 가족 네 식구가 함께 살던 집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공간에서 네 명이 돌아가며 잠을 청해야 했고,사생활도, 안정도 전혀 없었습니다.
손님용 화장실을 빌려 써야 했고, 따뜻한 샤워는 사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 시절, 박지현은 원더걸스와 2PM을 보며 가수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노래는 그냥 취미로 해라”며 현실을 강조하셨습니다.
박지현은 꿈을 접었고, 그저 참고 버티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중국어를 전공했고,
한때는 해양경찰 특채를 준비하며 안정적인 삶을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군 복무 중,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정 속에서 그는 결국 깨달았습니다.
‘이건 내가 원하는 인생이 아니구나.’
전역 후에는 어머니께서 시작하신 수산물 가게를 도왔습니다.
두 평 남짓한 수족관 하나에서 손질부터 포장, 배송까지 함께하던 날들.
생선 비린내 속에서 박지현은 다시 한 번 노래를 떠올렸습니다.
TV 속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나도… 해볼 수 있을까?”
그의 첫 도전은 KBS1 ‘노래가 좋아’였습니다.
4연승.
그건 단순한 성과가 아니었습니다.
잊고 살았던 꿈이, 다시 몸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미스터트롯2’에 출연하게 됩니다.
방송 초반, 진성의 ‘못난 놈’을 부른 박지현은 역대급 속도로 ‘올하트’를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감성에 압도되었고,
팬들은 그에게서 오래된 진심을 보았습니다.
무대가 거듭될수록 박지현은 성장했고,
결국 최종적으로 **2위(선)**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전국에 퍼졌고,
‘트로트계의 꽃미남’, ‘차세대 대세’라는 수식어도 붙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박지현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여전히 떨리는 눈빛을 지닌 가수였고, 부모님 앞에서는 조용한 효자였으며, 팬들 앞에서는 가장 낮은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아버지의 환갑을 맞아
7천만 원 상당의 자동차를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진짜 집’을 선물했습니다.
욕실이 딸린, 네 식구가 함께 따뜻하게 누울 수 있는 집.
그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박지현에게는 인생 전체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저 하나 바라보며 버티셨죠.“
“이 집은 그 은혜에 대한 아주 작은 보답일 뿐이에요.”
지금 박지현은 콘서트를 열고, 신곡을 발표하며 트로트 팬들 사이에서 가장 뜨겁게 사랑받는 이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의 팬덤 ‘엔돌핀’은 그와 함께 수해복구,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진심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무대에서 가장 화려해 보이는 순간조차,박지현의 노래는 겨울마다 머리를 밀어야 했던 그 시절의 눈물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그를 “꽃미남 트로트 스타”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PC방 구석 칸막이에서 꿈을 품었던 소년이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기억이, 지금도 그의 목소리를 더 진하게,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요?
‘참 잘 버텼다. 이제 노래해도 된다고.’”
― 가수 박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