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 7년 알바로 버텨 '최우수연기상' 수상한 로코 여신 여배우

서현진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종종 의아해한다. ‘언제 데뷔했지?’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2001년, SM 걸그룹 '밀크'(M.I.L.K)의 메인 보컬로 데뷔했지만 1년 만에 그룹이 해체되며 갑작스레 무대에서 사라졌다.

드라마 ‘황진이’로 조연으로 출연하며 배우로 첫 발을 디뎠지만, 이후 찾아오는 건 긴 공백기 7년이었다. 아무 일도 없던 시간, 그녀는 결국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연기 학원에 다니며 수업을 듣고, 생활비를 벌며 버텼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무너질 것 같았어요. 알바를 하면서도, 마치 일하고 있는 것 같아 그나마 괜찮았죠.”

모든 것이 바뀐 건 2016년.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주인공 오해영을 연기하고 최우수연기상을 타면서, 단번에 ‘로코 여신’이 되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 성공을 기뻐하지 못한 사람은 서현진 자신이었다. “기쁘기는커녕 무서웠어요. 내가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갑자기 칭찬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럼 언제든 다시 못한다고 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뷰티 인사이드, 너는 나의 봄까지, 작품마다 변주를 더하며 진심을 담은 연기를 이어왔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믿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단단한 껍질을 깨고, 무명과 오해를 견디며 걸어온 시간. 서현진은 그 시간을 무대 위 화려한 성공으로만 기억하길 바라지 않는다. 수많은 알바의 시간, 자격지심 속에서의 눈물,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서현진을 만든 본질이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얼굴로 사랑받는 그녀는 오늘도, 자신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