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 쓰러져 가는 회사를 살려 기네스북 오른 연예인

혹시 연예인이 한 기업의 부도를 막고, 그 덕분에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대한민국 IMF 시절, 모든 산업이 흔들리던 1999년.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린 건 놀랍게도 코미디언 김국진의 인기였습니다.

김국진은 1991년 KBS 공채 7기로 데뷔해 ‘테마게임’,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에서 국민적 유행어를 쏟아냈습니다. “여보세요?”, “밤 새지 말란 말이야!” 등 수많은 명대사들은 당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의 일상어가 되었죠. 그의 인기는 방송국 PD들이 그를 섭외하려고 집 앞에 진을 치고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이 엄청난 인기는 빵 하나로도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IMF로 부도 위기에 처한 삼립식품이 김국진의 이름을 딴 ‘국찐이빵’을 출시했는데, 이 빵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하루에만 60~70만 개가 팔려나갔고, 월 매출은 무려 40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삼립식품은 이 매출 덕분에 직원들의 밀린 월급을 지급하고 부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김국진이 이 캐릭터 사용료를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회사 형편이 어려운데 무슨 돈을 받겠냐”며 개런티를 고사한 그의 선택은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됩니다.

이 덕분에 ‘국찐이빵’은 대한민국 최초의 연예인 이름을 딴 빵이 되었고, 김국진은 기네스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빵 포장에 붙어있던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아이들이 동네 슈퍼를 순례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때 국찐이 스티커 백 개 모았었는데”, “다시 판매해주면 좋겠다”, “IMF 때 진짜 영웅이었다”라며 추억을 나눴습니다.

그 시절을 직접 겪은 사람이라면, 김국진의 ‘국찐이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한국 경제와 일상을 함께 버텨낸 작은 위로이자 희망이었습니다. 가끔은 유행도, 인기마저도 누군가의 생계를 지키는 특별한 힘이 됩니다. 김국진이 보여준 의리와 선의가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