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제거할 때 쓰는 WD-40이 미국의 아틀라스 탄도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개발되었다고?

우리가 흔히 집에서 삐걱거리는 문을 고칠 때나 자전거 체인에 뿌리는 WD-40,

알고 보면 미국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맞닿아 있는 아주 특별한 탄생 비화를 가진 제품입니다.

냉전 시기, 미국은 소련보다 뒤늦게 ICBM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만들어낸 미사일 ‘아틀라스’는 결정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죠.

 

바로 외부 금속 표면에 심각하게 녹이 슬기 시작한 겁니다.

당시 미사일은 가볍게 만들기 위해 도료 사용을 최소화했는데, 문제는 개발 장소인 샌디에이고가 해풍이 강하고 습한 지역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작은 화학회사에 녹 방지제를 의뢰합니다.

이 회사의 대표 노먼 라슨은 정식 대학 교육 없이 독학으로 금속 보존 기술을 익힌 인물이었죠.

그는 단 3명의 직원과 함께 무려 40번의 실험 끝에 놀라운 효과를 지닌 물질을 개발해냅니다.

이게 바로 WD-40입니다.

이름은 ‘Water Displacement, 40th formula(수분 제거, 40번째 배합)’에서 따왔죠.

원래는 군사용으로만 쓰일 계획이었지만, 직원들이 몰래 집에 가져가 이것저것에 써보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1958년 민간 판매가 시작됩니다.

그 뒤 WD-40은 허리케인 피해 복구, 월남전 군수품 보호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약하며 ‘만능 녹 방지제’로 자리 잡았죠.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매년 3억 개 이상 판매되는 WD-40.

알고 보면 미사일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이 작은 스프레이가, 지금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