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공연 몇 시간 전 극단적 선택한 전미선이 우리 곁을 떠난 진짜 이유

어떤 배우들은 주연보다 더 깊이 남습니다. 전미선이 그랬습니다.
언제나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로 드라마와 영화에서 든든한 존재감을 보여주던 그녀가, 이제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전미선은 ‘여명의 눈동자’, ‘전원일기’, ‘야인시대’,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등 수많은 인기작에서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명품 조연’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에 출연했을 때도, 그녀의 눈빛 하나가 얼마나 큰 울림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런 그녀가 2019년 6월, 공연이 예정된 날 아침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서 매니저가 그녀를 발견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을 위해 전주에 머물던 중이었고, 몇 시간 뒤면 무대에 올라야 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건, 극단적 선택으로 단정하기엔 풀리지 않는 점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사망 전날에도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졌고, 바로 그다음 날 공연뿐 아니라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 KBS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 촬영 등 일정이 빼곡했습니다.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하던 배우가 이렇게 갑자기 삶을 내려놓을 이유가 있을까, 많은 이들이 고개를 떨궜습니다.

하지만 소속사는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의 가족사도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사망 전 마지막 통화에서 “집에 아픈 분들이 많아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올케를 잃고, 어머니까지 병상에 누워 계셔 더 큰 짐을 혼자 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빈소에는 송강호, 봉준호 감독, 윤유선 등 함께했던 동료들이 찾아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화면 밖에서도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된 전미선이었기에, 팬들은 “남모를 고통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이제 그녀의 따뜻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남긴 수많은 명작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부디 부디 좋은 곳에서 아픔 없이 평안하시길,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