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 한 청초한 신인가수가 등장했습니다. 맑은 음색과 순수한 외모로 데뷔곡 ‘들꽃처럼’이 큰 반향을 일으켰고, 당시 주현미, 손현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형 가수의 길을 예고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혜리. 그러나 꽃길 같던 인생은 단 1년 만에 송두리째 무너졌습니다.

그녀를 기다린 것은 성공이 아닌, 스캔들이었습니다. 상대는 당시 전 국민의 영웅으로 불리던 씨름 선수 이만기. 단지 몇 차례 서울에 올라온 그를 차량으로 동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혜리는 뜬금없는 열애설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해명 창구도, 대중의 관용도 부족했던 1986년. 진실보다 ‘자극적인 루머’가 앞섰고,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앨범은 대량 반품, 방송은 전면 취소. 하루아침에 가수로서의 인생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혜리는 “그땐 사람들이 처음 들은 이슈만 믿었다”며, “그저 참 많이 울었다”고 회상합니다. 상처를 안고 결혼을 택했지만, 그마저도 불행했고 설상가상 아버지의 뇌경색과 사기 피해까지 이어졌습니다.

삶을 버텨야 했던 이혜리는 결국 밤무대로 향했습니다. 하루 5~6곳씩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던 시절, 점심조차 거르고 물로 배를 채운 날도 많았다고 합니다. 단칸방에서 다섯 식구가 함께 살아야 했던 현실은 그야말로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긴 공백 끝에, 2018년 ‘자갈치 아지매’로 돌아온 이혜리는 트로트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과거를 딛고 노래로 위로를 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렇게 큰 사연이 있었는지 몰랐다”, “들꽃처럼, 다시 피어나셨네요”, “진짜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번 꺾였지만, 다시 피어난 들꽃처럼
이혜리의 인생은 지금, 더 뜨겁게 노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