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모든 걸 갖췄습니다.
가창력, 춤 실력, 세련된 외모까지. 누군가는 그녀를 “하지원 닮은 외모에 이선희 뺨치는 실력”이라 평했죠. 1986년, 혜은이를 발굴한 스타 작곡가 길옥윤의 눈에 띄어 데뷔한 장혜리는 오늘 밤에 만나요, 추억의 발라드,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가요계를 사로잡았습니다.

무대 위 그녀는 누구보다 빛났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정반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극심한 무대 공포증에 시달리며, 무대에 오르기 전 술로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던 그녀. 여기에 당대 최고 인기 가수 김완선과의 비교는 자존감을 무너뜨렸고, 결국 표절 논란이라는 결정타가 찾아왔습니다. 작곡도 그녀가 아닌데도, 그녀는 스스로를 탓하며 무대를 떠났습니다. 단 6년, 그렇게 짧았던 전성기였습니다.

이후 장혜리는 결혼과 함께 평범한 삶을 꿈꿨지만, 오히려 깊은 우울증과 공허감이 찾아왔고, 술에 의지하며 생사의 기로까지 서야 했습니다. 결국 그녀를 다시 일으킨 건 종교였습니다. 스스로 교회를 찾아가 신앙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장혜리 집사’로 찬송가를 부르며 사역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화려하지 않아도, 더 이상 무대가 두렵지 않은 그녀.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장혜리의 고백은, 젊은 시절보다 더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한때 우리 마음 속 첫사랑이었던 그녀. 비록 시간이 지나 목소리는 변했지만, 진심을 담은 노래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