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해본 적 있으신가요? 어느 날 거침없이 쌓아올린 성공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그 무너진 자리 위로 병마와 가족의 고통이 쏟아진다면요? 1971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국민에게 큰 웃음을 주던 배연정 씨의 삶은, 누구보다도 극적이었습니다.

배연정 씨는 1986년 재혼 후 ‘연정국밥’을 론칭해 전국에 체인점을 열며 돈과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습니다. 잘 나갈 땐 여의도 빌딩 4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부를 축적했죠. 하지만 욕심은 참 잔인합니다. 미국 LA로 진출하겠다는 결심이 결국 파국의 시작이었습니다. 설계도조차 없는 가짜 건물 계약서에 속아 인생 최대 사기를 당했고, 가까스로 오픈한 가게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한국의 광우병 공포로 순식간에 매출이 바닥을 쳤습니다. 그렇게 60억 원이 사라졌습니다.

좌절로 한 달 내내 문도 못 열고 울었다는 그는 사업 실패를 수습할 새도 없이 암에 가까운 악성 종양과 맞닥뜨렸습니다. 췌장을 거의 들어내고 간과 위까지 절제하는 대수술에 이어 매일 혈당을 체크하는 당뇨병까지 안고 살아야 했죠. 몸이 겨우 회복되자 이번엔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어머니가 뇌신경 이상과 치매로 점점 무너져갔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하루 네 번씩 발작을 일으키며 “내가 미친 거지?”라고 소리쳤습니다. 이제는 음식이며 휴지까지 닥치는 대로 입에 넣는 어머니가 무섭다고 털어놓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배연정 씨는 간병인도 없이 혼자 기저귀를 갈고, 매 끼니를 챙기며 10년째 어머니 곁을 지키고 계십니다.

어쩌면 우리는 늘 ‘돈이 많으면 행복할 거야’라고 믿고 삽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 믿음을 단숨에 부숩니다. 진정한 행복은 결국 건강과 가족을 지키는 용기에서 오는 게 아닐까요? 배연정 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