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에게 한 눈에 반해 입대 하루 전 “나랑 결혼해줘” 프로포즈 한 감성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늘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뜨겁고 용기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인생에 ‘놓치고 싶지 않았던 단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1999년 미스코리아 한국일보 출신 손혜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평범한 만남은 아니었습니다. 손혜임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윤종신, 이현우, 김현철, 윤상 네 남자 중 윤종신을 선택했던 일화로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이루마는 훗날 방송에서 “그때 별일 없었냐”고 농담하듯 물었고, 윤종신은 “좋은 동생일 뿐”이라며 웃어넘겼습니다.

하지만 이루마에게 손혜임은 처음 본 순간부터 특별했습니다. 지인을 통해 어렵게 소개를 받은 그는 연인으로 발전하자마자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루마는 망설임 없이 결심했습니다. “몹쓸 짓이었죠. 불안했어요. 이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만난 지 두 달 만에 결혼을 제안했습니다. 서울 삼청동에서 함께 저녁을 먹은 뒤, 밤길을 걷다 한 교회 앞 벤치에 앉아 반지를 꺼냈습니다. “언젠가 꼭 고백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그 고백에 손혜임은 놀랐지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하자 기쁨과 설렘이 더 컸다고 고백했습니다.

군 복무 중에도 이루마는 결혼 준비에 빠짐없이 참여했습니다. 그렇게 2007년 5월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두 사람은 조용하고 단단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사회는 개그맨 박수홍, 축가는 신승훈, 주례는 박진 의원이 맡았습니다. 그리고 결혼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이루마가 신부를 위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말보다 음악으로 사랑을 전하고 싶었던 그의 진심에 하객들은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이루마는 “아내가 없었으면 지금쯤 손가락이나 빨고 있었을 것”이라며 감사함을 표현했습니다. 수입도 함께 관리하며, 한결같이 조용하고 단단하게 가정을 꾸려가는 두 사람. 사랑도 음악처럼 진심이면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이루마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