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는 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 순간 우리는 시간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내일이 또 올 거라는 믿음, 다음에 하면 된다는 여유, 언젠가는 할 거라는 위안. 하지만 마음 한켠 어딘가에서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그리고 언젠가는 끝이 온다는 걸.
그런데도 우리는 왜, 마치 무한히 살 것처럼 하루를 흘려보내는 걸까.

내일이 있다고 믿기에, 오늘을 쉽게 흘려보낸다
해야 할 말은 나중으로 미루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음에 보자고 한다. 지금을 지나치게 만드는 건 여유가 아니라 착각일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못한 일’이 되어버리는 걸 우리는 너무 늦게 깨닫는다.

끝을 외면하면 삶의 우선순위가 흐려진다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도, 돈을 좇느라 놓쳐버린 관계도, 결국은 남지 않는다. 삶의 끝을 떠올리지 않는 한, 우리는 소모적인 감정에 마음을 쓰고, 사라질 것들에 시간을 허비한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놓아도 괜찮은지 구분하는 감각은 유한함을 인식할 때 비로소 생긴다.

사람은 잊을 수 있어도, 하루는 기억되어야 한다
기억에 남지 않는 하루는, 없었던 것과 다르지 않다. 바쁘게 보낸 날보다 마음이 머문 순간이 더 오래 남는다. 오늘 하루가 언젠가 떠올렸을 때 ‘살아 있었다’는 감각으로 기억된다면, 그 하루는 충분히 의미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을 남기며 살아가는지가 결국 삶의 모양이 된다
우리가 바쁘게 달려가는 이유는 결국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 끝에 남는 게 숫자나 타인의 기준뿐이라면, 그건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일까. 삶의 모양은 결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누구와 어떤 감정을 나눴는지, 무엇이 나를 웃게 했는지가 삶을 채워나가는 진짜 흔적이다.

언젠가는 끝이 온다.
그걸 알면서도 우리가 오늘을 대충 사는 건, 지금이 얼마나 귀한 순간인지 아직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매일을 살아낸다는 건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삶을 기억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러니 하루를 아끼자.
오늘은 단 한 번뿐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