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애인 있어요’를 부른 맨발의 디바 이은미의 목소리에서 묘한 슬픔이 느껴지셨나요? 그건 단순한 감정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이은미는 노래 때문에 아버지와 4년 넘게 대화를 끊고 가출을 감행했던, 그리고 삶의 끝을 매일 고민해야 했던 극단의 순간들을 겪었습니다.

1989년 신촌블루스 객원 보컬로 데뷔한 그녀는, 단숨에 주목받는 가수가 되었지만 정작 가족의 축복은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노래를 한다는 이유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손찌검까지 하셨고, 그날 이후 22살의 이은미는 집을 떠났습니다.

결국 첫 앨범과 콘서트까지 치르고 나서야, 아버지가 공연장에 와서 무대 위 딸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음악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전 소속사가 선인세를 챙기고 잠적하며 이은미 혼자 모든 빚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공연으로 빚을 갚으면서도 매일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답니다. 번아웃과 우울증, 그리고 건강 악화까지 겹쳤던 그 시절. 그럼에도 이은미는 무대에 오르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년의 지독한 슬럼프 끝에 작곡가 윤일상을 만나 ‘애인 있어요’를 녹음했고, 그 노래는 그녀의 삶을 바꿨습니다. 최진실의 유작 드라마에 삽입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고, 다시 노래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은미의 목소리가 유독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으신가요? 아픔을 노래에 담아내며 생존해온 진짜 디바의 고백에 많은 이들이 “어쩐지 그 목소리에 슬픔이 스며있더라”고 말합니다.

혹시 지금 삶이 버거우신가요? 오늘 이은미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가장 깊은 절망 끝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그녀가 증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