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배우들의 예능 점령? 해방구 찾은 그녀들의 속마음

고소영이 MBN 예능 ‘오은영 스테이’에 출연하고 있는 모습

고소영이 데뷔 33년만에 처음으로 도전한 예능 ‘오은영 스테이’에서 힐링 멘토 역할을 맡고 있다

1990년대부터 활동해온 중견 여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때 ‘신비주의’ 스타로 불렸던 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것이다.

33년 만에 예능 도전한 고소영의 용기

1992년 데뷔한 고소영은 지난 6월 MBN 예능 ‘오은영 스테이’를 통해 33년 만에 처음으로 고정 예능에 도전했다. 그동안 1997년 KBS2 ‘슈퍼선데이’ MC 외에는 예능 활동이 전무했던 그가 오은영 박사와 함께 하동 쌍계사에서 상담 멘토 역할을 맡았다.

“무섭지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고소영은 “주변에서 부러워한다”고 말하며 예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줬다.

 
김남주가 SBS LIFE ‘안목의 여왕 김남주’에서 자신의 집을 공개하고 있는 모습

김남주가 데뷔 31년만에 도전한 단독 예능 ‘안목의 여왕 김남주’에서 자신만의 안목을 선보이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예능에 나선 중견 배우들

김남주는 올해 5월 SBS LIFE ‘안목의 여왕 김남주’를 통해 31년 만에 첫 단독 예능에 도전했다.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등 ‘여왕’ 시리즈로 유명한 그는 자신의 안목으로 고른 다양한 아이템을 소개하는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민정 역시 KBS2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서 시골 마을 편의점 운영자로 변신했다. 1998년 데뷔 후 2019년 ‘세빌리아의 이발사’ 이후 두 번째 예능 고정 출연인 그는 붐, 안재현, 김정현 등과 함께 마을 일손을 돕는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정이 KBS2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서 시골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이민정이 자신의 이름을 건 예능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에서 시골 마을의 일손을 돕고 있다

염정아의 ‘언니네 산지직송’ 성공 공식

염정아는 tvN ‘언니네 산지직송’ 시리즈를 통해 예능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2019년 ‘삼시세끼 산촌편’을 시작으로 예능에 본격 진출한 그는 박준면, 안은진, 임지연, 덱스, 이재욱 등 후배들을 이끄는 든든한 큰 언니 역할을 맡고 있다.

염정아가 tvN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농어촌 일손을 돕고 있는 모습

염정아가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매력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이 중견 여배우들에게 ‘해방구’인 이유

업계 관계자들은 예능 콘텐츠가 중견 여배우들에게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20-30년간 다양한 배역으로 활동하며 고정된 이미지를 가진 이들에게 예능은 자연스러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예능이 과거의 짜인 각본이나 어려운 과제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리얼리티 형태로 변화한 것도 이들의 도전을 부추기고 있다. 유튜브 플랫폼의 발달로 배우들이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를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 배우 관계자는 “이름있는 배우라면 모두 자연스러운 매력을 보이는 유튜브 콘텐츠에 도전하고 있다”며 “작품 선정이 쉽지 않은 연기보다는 접근이 쉬운 예능형 콘텐츠가 갈수록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견 여배우들의 예능 도전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그들만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여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랜 연기 경력으로 쌓인 내공과 자연스러운 매력이 만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